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이런 문제를 낸다. "10,000원짜리 물건값이 50% 내렸다가, 다시 50% 올랐다. 지금 가격은 얼마일까?"
거의 모든 학생이 망설임 없이 "10,000원이요"라고 답한다. 내린 만큼 올랐으니 제자리라는 것이다. 정답은 7,500원이다. 이번 화에서는 이 착각이 왜 생기는지, 그리고 원래 값으로 돌아오려면 실제로 몇 % 올라야 하는지 계산해 본다.
4화를 아직 못 봤다면 금리 3%가 4%가 되면 1% 오른 걸까? 퍼센트와 퍼센트포인트 (생활수학 4화)부터 보고 오면 이어서 읽기 편하다.
기준이 바뀐다
차례대로 계산해 보자.
10,000원 × (1 − 0.5) = 5,000원
5,000원 × (1 + 0.5) = 7,500원
처음 50%는 10,000원의 50%, 즉 5,000원이 빠졌다. 그런데 다시 오를 때의 50%는 5,000원의 50%, 즉 2,500원만 더해진다. 같은 "50%"라도 기준이 되는 값이 달라졌기 때문에 금액이 다르다.
4화에서 퍼센트를 들으면 "무엇의 퍼센트인가"부터 확인하라고 했다. 오르내림에서 생기는 착각도 바로 그 기준이 바뀐다는 사실을 놓쳐서 생긴다.

원래대로 돌아오려면 몇 % 올라야 할까
5,000원이 10,000원으로 돌아오려면 5,000원이 더 올라야 한다. 5,000원을 기준으로 5,000원이 오르는 것이니 100% 상승이다.
5,000원 × (1 + 1.0) = 10,000원
50% 내린 것을 되돌리려면 100% 올라야 한다. 이것을 공식으로 정리하면 이렇다.
회복에 필요한 상승률 = 하락률 ÷ (1 − 하락률)
| 내린 비율 | 원래대로 돌아오는 데 필요한 상승률 |
|---|---|
| 10% | 약 11.1% |
| 20% | 25% |
| 30% | 약 42.9% |
| 50% | 100% |
| 75% | 300% |
| 90% | 900% |
조금 내렸을 때는 차이가 작지만, 많이 내릴수록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은 빠르게 커진다. 90% 내린 값이 제자리로 오려면 10배, 즉 900%가 올라야 한다.
반대로 올랐다가 내려도 마찬가지
이번에는 10,000원이 20% 올랐다가 20% 내렸다고 하자.
10,000원 × 1.2 × 0.8 = 9,600원
제자리가 아니라 400원, 4%가 줄었다. 순서를 바꿔 20% 내렸다가 20% 올라도 결과는 같다.
10,000원 × 0.8 × 1.2 = 9,600원
곱셈은 순서를 바꿔도 결과가 같기 때문이다. 같은 비율로 한 번 오르고 한 번 내리면, 순서와 상관없이 항상 처음보다 줄어든다.
(1 + a) × (1 − a) = 1 − a²
a가 0.2라면 1 − 0.04 = 0.96, 즉 4% 줄어든다. 중학교 3학년에서 배우는 곱셈 공식이 여기서 그대로 쓰인다.

오르내림이 반복되면
어떤 가격이 하루는 10% 오르고 다음 날은 10% 내리기를 5번 되풀이했다고 하자. 매번 오른 만큼 내렸으니 제자리일 것 같지만 계산은 다르다.
1.1 × 0.9 = 0.99
0.99 × 0.99 × 0.99 × 0.99 × 0.99 ≈ 0.951
열흘 뒤 가격은 처음보다 약 4.9% 낮다. 한 번 오르내릴 때마다 1%씩 깎이고, 그것이 쌓인다. 오르내림의 폭이 클수록 깎이는 정도도 커진다.
생활 속에서 만나는 경우
세일이 끝나면 100% 인상?
정가 20,000원짜리 옷이 50% 세일로 10,000원에 팔리다가 세일이 끝나 다시 20,000원이 됐다. 가게 입장에서는 "원래 값으로 돌아갔을" 뿐이지만, 세일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가격이 100% 오른 것이다. 같은 변화도 어디를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숫자가 두 배 차이 난다.
월급이 10% 깎였다가 10% 오르면
월급 300만 원이 10% 깎여 270만 원이 됐다가, 다시 10% 오르면 297만 원이다. 원래 월급으로 돌아가려면 10%가 아니라 약 11.1%가 올라야 한다.
270만 원 × 1.111 ≈ 300만 원
투자 수익률을 볼 때
어떤 자산이 첫해에 50% 손실, 다음 해에 50% 수익을 냈다면 "두 해 평균 수익률은 0%"라고 말하기 쉽다. 그러나 실제로는 100만 원이 75만 원이 되어 25%를 잃은 것이다. 수익률을 단순히 더해서 평균 내면 실제 결과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.
원장의 계산 노트: 오르내림을 계산하는 법
1. 퍼센트를 더하거나 빼지 말고, (1 ± 비율)을 곱한다
2. 오르고 내릴 때마다 기준이 바뀐다는 것을 기억한다
3. 원래대로 돌아오는 데 필요한 상승률은 하락률 ÷ (1 − 하락률)로 구한다
곱셈으로 생각하는 습관 하나만 들여도, 뉴스에 나오는 등락률이나 할인 행사의 숫자가 훨씬 정확하게 읽힌다.
1분 복습
- 10,000원이 50% 내렸다가 50% 오르면 7,500원이다. 기준이 바뀌기 때문이다
- 50% 내린 값을 되돌리려면 100% 올라야 한다
-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 = 하락률 ÷ (1 − 하락률): 20% → 25%, 50% → 100%, 90% → 900%
- 같은 비율로 한 번 오르고 한 번 내리면 순서와 상관없이 줄어든다: (1 + a)(1 − a) = 1 − a²
- 10% 오르내림을 5번 되풀이하면 약 4.9% 줄어든다
- 퍼센트 변화는 더하지 말고 곱한다
다음 화 예고
6화에서는 영수증 속 숫자를 다룬다. 11,000원짜리 물건에 붙은 부가가치세는 얼마일까? 11,000원의 10%인 1,100원이 아니라 1,000원이다. 가격에 이미 포함된 세금을 거꾸로 계산하는 법, 부가세 역산을 정리한다.
※ 본 시리즈는 생활 속 숫자 계산을 쉽게 설명하기 위한 교육 콘텐츠이며, 등장하는 가격과 수치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예시다. 특정 금융상품에 대한 권유·조언이 아니다.
